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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소소한 즐거움

리틀 포레스트 밤조림, 올 가을도 달달하게!

by 12th_moon 2020. 10. 8.

 

 

 

 

 

재작년에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본 후, 나도 밤 조림을 따라 만들어 본 적이 있다.

 

신랑도 나도 밤을 워낙 좋아해서 평소 같으면 이렇게 뭘 만들 새도 없이 다 쪄서 먹었겠지만

밤 농사를 짓는 외가에서 받은 게 워낙 많았던지라, 어머님께 드리고도 남은 양이 어마어마했다.

마침 영화에서 봤던 밤 조림이 특히 맛있어 보였던 게 기억나 한번 따라 만들었는데

만드는 게 비록 조금 귀찮긴 해도 쪄서 먹는 것과는 다른 색다른 맛이 있었다.

 

 

 

 

그리고 올해도 역시나 밤 풍년.

 

지지난주에 직접 외가에 내려가 밤을 주워왔는데

그땐 떨어진 지 좀 된 밤들이라 그런지 벌레도 많이 먹고, 알도 평소보다 크지 않아서

올해는 밤으로 뭐 만들 거 없이 그냥 조금씩 쪄서 먹으면 되겠다 싶었다.

 

그런데, 지난주에 또 내려간 엄마가 새로 주워온 밤을 또 나눠줬는데

이번엔 나무를 털어서 딴 밤이라 그런지 벌레 먹은 것도 거의 없을뿐더러,

알도 어찌나 굵은지~

 

그렇게 김치통 두 개가 밤으로 꽉 차자

이번에도 역시 리틀 포레스트 밤 조림을 만들어야겠다 싶었다.

 

 

 


리틀 포레스트 밤 조림


재료 : 밤, 베이킹소다, 설탕

 

1. 밤의 속껍질이 다치지 않게 겉껍질만 잘 까준다.

2. 깐 밤에 자박하게 물을 붓고 베이킹소다 2T를 넣어준다.

3. 12~24시간 시간 그대로 둔다.

4. 처음에 부어준 물(베이킹소다가 들어간) 그대로 20분 정도 끓인다.

5. 흐르는 물에 헹궈준다.

6. 다시 물을 자박하게 붓고 30분 정도 끓인다.

7. 다시 헹궈주면서 아직 떨어져 나가지 않은 심지가 있으면 살살 문질러 제거한다.

8. 물을 자박하게 붓고 설탕을 넣고 졸인다.

 


 

 

이번엔 알이 너무 실해서 그나마 조금 작은 것들로 밤을 추렸다.

저번에 한 번은 맛있다고 잔뜩 만들었다가 보관을 잘못해서 애써 만든 걸 버렸던 기억이 있기에ㅠ

이번엔 적당히 만들고, 맛있으면 그때 가서 또 만들자는 생각으로 그냥 작은 볼로 하나 담았다.

 

 

씻은 밤을 까기 쉽게 끓인 물에 담가 기다렸다가.

뜨거운 물이 적당히 따뜻해졌을 때쯤 밤을 깠다.

 

십자로 칼집을 낸 밤을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까기 쉽다고 하는데

난 아무래도 그냥 팔팔 끓인 물에 담가 불려서 까는 게 더 편한 것 같다.

 

 

속껍질이 까지면 나중에 밤을 졸일 때 밤이 망가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속껍질이 상하지 않게 밤을 까주었다.

 

웬만한 심지도 이때 다 제거해주었는데 그러면 나중에 한결 편하기 때문!

 

 

그리고 흐르는 물에 한번 씻어 자박자박하게 물을 부은 후

베이킹소다를 2T만큼 넣어주었다.

 

 

처음엔 집에 식용으로 쓸 베이킹소다가 없어서 밤 조림을 못 만드는 줄 알았는데ㅜㅜ

알고 보니 청소용으로 구비해 둔 이 두 종류의 베이킹소다 중,

왼쪽 암앤해머 베이킹소다는 식용으로도 사용 가능하다 해서 왼쪽의 베이킹소다로 만들 수 있었다.

(레인보우샵 베이킹소다도 안 좋은 성분은 안 들어갔다고 하는데 뒷면에 식용으로는 사용하지 말라고 쓰여있다.) 

 

 

어쨌든 그렇게 딱 하루가 지나니 불그스레~해진 물 색깔.

이 물 그대로 불에 올려 20분 정도 끓여주었다.

 

물이 끓을 때까지는 강불로 끓이다가 끓고 나면 중불로 줄여 끓여줬다.

처음 끓일 땐 거품이 생각보다 어마어마해서 앞을 꼭 지키고 있어야 하지만

어차피 나중에 흐르는 물에 헹구기 때문에 거품은 넘치지 않을 정도로만 걷어주었다.

 

그리고 흐르는 물에 한번 헹궈준 후 다시 물을 붓고 끓여준다.

 

 

다시 거품을 걷어내면서 끓이다가 마지막으로 흐르는 물에 헹구면서

아직까지 떨어져 나가지 않은 심지 같은 것들을 손으로 살살 문질러 떼주면 되는데,

이때쯤 되면 굳이 떼 줄 것 거의 없이 웬만한 것들은 다 떨어져 나가 있긴 하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다시 자박한 물에 설탕을 넣고 졸여주기!

 

 

요리할 때 계량컵을 따로 쓰지 않아 난 그때그때 감으로 설탕을 넣어주곤 하는데

너무 달아도 그렇지만, 이런 음식의 특성상 설탕이 너무 적어도 안되기에

그냥 눈대중으로 내가 준비한 밤의 반 정도 된다 싶을 만큼 넣어주었다.

 

냄비에 밤이랑 물까지 1L 정도 되는 양이었는데

숟가락으로 설탕을 듬뿍 퍼서 10스푼 정도 넣어주니 양이 딱 알맞은 듯하다.

 

간장이나 럼도 넣을 예정이라면 이때 넣어주면 되는데

럼은 넣어본 적 없지만 왠지 괜찮을 것 같고,

간장은 한번 넣어봤는데 내 입맛엔 안 넣는 게 더 좋아서 생략했다.

 

그리고 이제 적당히 졸여주기만 하면 완성이다.

저번에는 물이 너무 없게 졸였더니 나중에 보관하면서 물에 잠기지 않은 밤에 곰팡이가 피어

애써 만든 밤 조림을 버려야 했던 아픈 기억이 있기에ㅠㅠ

이번에는 물이 너무 졸아들지 않는 선에서 불을 껐다.

 

그렇게 이틀의 여정이 끝!

이번에도 역시 끓이고 헹구는 과정에서 부서진 밤들이 좀 있지만ㅠ

그래도 살펴보면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은 밤이 제법 된다.

 

예쁘게 살아남은 녀석들 위주로 열탕 소독한 유리병에 담아주고,

성격상 꼬박 한 달을 기다리기는 힘들어 시식을 핑계로 맛을 본다.

 

적당히 단 것이 달기도 입맛에 딱 맞고, 겉도 촉촉 속도 촉촉한 리틀 포레스트 밤 조림!

 

항상 한 달이 채 되기도 전에 야금야금 다 먹어버려서

맛이 제대로 들었다는 한 달째에는 먹어본 적이 없는 밤 조림이다ㅠ

 

지금은 그냥 밤도, 고구마도 많으니 이번엔 한번 한 달을 기다렸다가 맛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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