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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밤하늘

오랜만에 별의 일주운동 촬영, 그리고 달, 행성구경!

by 12th_moon 2020. 9. 29.

 

 

 

 

 

 

 

친정이나 외가에서 자고 올 일이 있으면 반드시 그날 밤의 날씨를 찾아보곤 하는데,

그 이유는 바로 밤하늘에 총총 떠있는 별!

 

친정집은 비록 서울이지만 그래도 주택가에 위치한 남향집인 데다가

옥상에서 보는 하늘이 나름 트여있어 별을 보기에 좋고,

논산인 외가는 다들 일찍 잠들어 밤중에 왔다 갔다 하기 미안한 것 빼고는

긴말할 것 없이 모든 조건이 별을 보기에 안성맞춤~

 

그래서 이번에도 밤을 줍겠다는 명목으로 내려가면서 혹시나 싶어 날씨를 검색해보니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가 예상돼 오랜만에 카메라를 챙겼다.

 

 

 

친정집이 서울 치고는 별이 꽤 보이는 편이라 어렸을 때부터 내 방에서, 옥상에서 별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러다 DSLR을 사고 난 이후로 밤하늘을 찍는 게 하나의 취미가 됐는데

결혼하고서는 쭉 아파트에서 살다 보니 전보다 밤하늘을 보고, 밤하늘을 찍을 기회가 현저히 줄어들 수밖에ㅠ

 

심지어 생각해보니 5월에 이사한 이후로 지금까지 가방에서 카메라를 꺼낸 적도 없고,

제대로 별을 본건 두말할 것도 없이 더 오래됐고ㅠ

그러니 이번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서두른다고 서둘렀는데도 점심때쯤 외가에 도착해

점심 먹고, 밤 줍고, 다시 저녁 먹고 드디어 모두들 잘 준비를 하는 밤!

밤 이래 봤자 시골에서는 다들 일찍 자기 때문에 밤 9시 좀 넘어 촬영을 시작할 수 있었다.

 

반달보다 살짝 더 차오른 달이 그림자도 만들어낼 정도로 생각보다 밝았지만

달은 물론, 별과 몇 행성들까지도 너무나 잘 보였다.

 

 

해가 떨어지고도 좀 지나서까지 마당에서 고기를 구워 먹었는데 그때부터 가장 눈에 띈 유난히 붉은 별 하나.

별자리 앱을 실행시켜 저게 뭘까 알아봤더니 별이 아니라 화성이었다~

 

막 알아봤을 때엔 지평선 가까이, 낮은 하늘에 떠있어서인지 좀 더 붉은빛이었는데

각 잡고 사진을 찍으려 하니 지평선 위로 꽤 올라온 탓에 붉은기가 조금 덜하다.

그래도 옆의 다른 별과 비교했을 때 확실히 불그스름해서 역시 화성은 화성이구나 싶달까.

 

 

그리고 달 옆에 유난히 밝게 보이는 별이 또 있었는데 이 역시 별이 아니라 토성과 목성!

화성에 목성, 토성까지 한 번에 다 보다니 이게 웬 횡재인지 모르겠다.

 

친정에서는 남쪽 하늘만, 그것도 오리온자리 근처로만 주로 봤었는데

더 넓은 하늘이 보이는 시골집에 오니 낯선 별자리들이며 여러 행성까지 한꺼번에 보여서 너무나 신기하다.

 

화성을 기준으로 왼쪽으로는 이름은 너무나 익숙하지만 실물은 거의 못 본 안드로메다 자리, 카시오페이아 자리도 보이고

그보다 더 왼쪽을 향하면 왕관자리, 헤라클레스 자리도 보인다.

 

평소에는 못 보던 별자리들이 한가득이라

어느 방향을 향해 삼각대를 놓아야 할지 여기저기 찍어보면서 고민하다가

결국 안전하게 늘 찍던 방향, 동쪽을 향해 놓고 찍기로 했다.

 

카메라는 벌브 모드, 조리개 4.5로 최대 개방, 색온도는 5800, ISO는 2000.

(항상 ISO는 노이즈 때문에 무서워서 쉽게 높이지 못하다가 이번에는 과감하게...!)

그리고 항상 오랜만에 사용하다 보니 쓸 때마다 헷갈리는 릴리즈는 인터벌 10초, 셔터스피드 15초로 세팅해놓고

드디어 별의 일주운동 촬영을 시작했다.

 

그렇게 촬영한 26일 밤 9시 36분부터 10시 35분까지, 총 144장을 합성한 별의 일주운동 사진.

별의 색 차이가 또렷한 게 마음에 드는데 다 합성해놓고 보니 중간에 비행기가 한 대 지나갔나 보다ㅠ

 

 

 

그리고 중간에 달을 다시 한번 찍은 후 조금 더 나은 각도를 잡아 다시 촬영 시작~

밤새 카메라를 밖에 놓으면 더 많은 별 사진을 남길 순 있겠지만 카메라가 이슬을 맞기 때문에

적당히 찍다가 12시가 되기 전에 카메라를 수거해올까 하다가...

이왕 오랜만에 찍은 거 한번 원 없이 찍어보잔 생각으로 목에 두르고 있던 손수건을 바디에 양보하고선

나는 다시 집으로 들어와 마음 놓고 취침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확인해보니 2시 53분이 마지막 사진이다.

 

이렇게 26일 밤 10시 51분부터, 27일 오전 2시 53분까지 총 581장을 합성한 별의 일주운동 사진!

 

완충해놓고 몇 장 안 찍은 배터리라 한 새벽 4시까지는 버텨주겠지란 생각을 하고 잠들었기에

예상에 비해서는 조금 아쉬운 결과긴 하지만,

이렇게 긴 궤적을 남긴 사진을 보니 또 그렇게 아쉬울 건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일주운동 사진도 합성했겠다,

늘 그렇듯 마지막으로 영상을 만드려 하는데 프로그램이 무한 튕김ㅠㅠ

영상은 나중에나 만들어야겠다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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